섬세한 컨트롤 원하면 일자 퍼터 vs 흔들림 줄이려면 말발굽 퍼터

입력 2022-08-15 01:05   수정 2022-08-15 01:06

퍼터는 골프 클럽 가운데 가장 예민한 장비로 꼽힌다. 유리알 같은 그린에 공을 굴려 지름 108㎜ 구멍에 집어넣는 데 쓰는 클럽이어서다. 그러다 보니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6·미국)도 그때그때 자신에게 맞는 퍼터를 찾기 위해 수시로 바꾼다.

퍼터는 크게 헤드 모양에 따라 일자형인 블레이드형과 말발굽 모양인 말렛형으로 나뉜다. 두 디자인이 만들어내는 퍼포먼스 차이의 핵심은 무게중심에 있다. 일자형의 날렵한 디자인인 블레이드형은 퍼터 페이스의 앞뒤 간격이 좁다. 자연스레 퍼터의 무게중심이 퍼터 페이스 쪽으로 쏠린다. 골퍼의 움직임이 공에 그대로 전달된다는 얘기다. 그런 만큼 일정한 리듬으로 스트로크하지 않으면 뜻하지 않은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전문가들이 섬세하게 클럽을 컨트롤할 수 있고 기술적인 측면을 중시하는 골퍼에게 블레이드형을 추천하는 이유다.

말렛형은 블레이드형에 비해 헤드가 크고 무겁다. 퍼터의 페이스 앞뒤 간격이 멀기 때문에 퍼터 헤드의 무게중심이 페이스 쪽에서 멀다. 최근에는 텅스텐 등의 소재를 활용해 헤드 바닥에 무게중심을 한번 더 실어주기도 한다. 그 덕분에 스트로크할 때 흔들림이 적어 더 안정적인 퍼팅을 돕는다. 스위트스폿에 정확히 맞추지 못해도 어느 정도 방향성을 지켜준다. 초보 골퍼에게 적합한 디자인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배경이다. 말렛형은 관용성이 높고 직진성이 좋은 대신 ‘섬세한 감각’을 중요하게 여기는 골퍼는 선호하지 않는다. 특히 경사면을 이용해 퍼팅라인을 컨트롤해야 하는 롱퍼팅에서는 블레이드형보다 불리하다.

하지만 우즈가 말렛형과 블레이드형을 번갈아 쓰는 걸 보면 딱히 ‘하수=말렛형, 고수=블레이드형’이라고 하기도 모호하다. ‘퍼터 명장’으로 꼽히는 스코티 캐머런은 “골퍼마다 퍼팅 궤도와 플레이 스타일에 따라 선호하는 디자인의 차이가 있을 뿐 정답은 없다”며 “자신이 추구하는 셋업이 편안하게 나오는 모델을 선택하라”고 조언했다. 퍼팅 궤도를 규칙적으로 구현할 수 있고 ‘손맛’을 중시하는 골퍼라면 블레이드형을, 다소 불안정한 스트로크를 클럽으로 보완하고 싶은 골퍼라면 말렛형을 선택하라는 얘기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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